올 한 해 동안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엽서와 선물을 보내고 우체국에서 나오는데 늘 같은 곳에 있던 옷가게 하나가 텅 비어있었다. 커다랗게 쓰여있는 임대라는 글자. 옷가게를 지나 집에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횡단보도 앞에 섰다. 길 건너편엔 늘 손님이 북적이던 큰 편의점이 있었는데 여기도 비어있었다. 2주전만해도 이 곳에 들러 크림빵을 사먹고 맛있다, 다른 맛도 사먹어야지 했었는데. 어딘가 휑한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외할머니가 입원해계시던 병원 건물에 붙어있는 임대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제법크고, 병상도 많은 병원이었는데 1층 약국을 제외하고 모두 문을 닫은 모양이다. 몇 년동안 익숙했던 곳들이 스러지는지, 사라지는지. 모두들 어디로 갔을지는 모르지만 모두 따뜻한 연말이고 평안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