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고
세상에는 어줍잖은 행위들이 있습니다. 물론 어줍잖다 고 생각하는 것도 순전히 나만의 주관일 뿐이니 이에 해당한다고 남의 일에 열 받으시는 분들은 나로서는 책임질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어줍잖다 는 말의 사전적 용례와는 상관 없이 누구나 어줍잖다 고 느끼게 되는 일들이 분명 각기 어느 정도씩은 차이를 보일 터이니 각자 꼴림에 따라 생각하면 된다는 게 결론이 됩니다.
충고라는 단어를 떠올려 봅시다. 자아가 강한 불행한 사람에게는 가장 싫어하는 종류의 반찬들로만 구성된 상 앞에 강제로 앉아야 하는 경우처럼 곤혹스런 마음으로 심사가 뒤틀리는 정서를 안겨줄 것입니다. 물론 충고는 언제나 듣기 싫은 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것이 잘못되어 있으니 잘하라는 말인데…… 결국 뭔가를 잘못했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그러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자신이 뭔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하면 십중팔구 그 상처는 쓰라릴 것입니다만 잘못을 숙지하고 있었다고 해도 별반 문제는 나아질 바가 없습니다. 인간에게는 정도의 차는 있겠으나 누구나 이런 심리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뻔한 오류들에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거나 심지어는 하고 싶어질 때도 있는 법인데 그러한 때에 그 오류에 대한 상황인식을 남과 공유하게 되는 것만큼 뼈저린 일은 없습니다. 뼈가 저릴 만큼 기분이 별로가 된다는 말이죠. 자아의 크기가 클수록 그 뼈저림은 상상을 초월한 모욕감으로 다가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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