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눈엔 내가
정말 오랫만에 전 직장동료 A에게 부재중 전화가 왔다.
단톡방이나 모임에서 뵙는 분이지만
개인톡이나, 문자, 전화통화로 연락이 닿았던 적이 없던 분이라,
'무슨 일이시지?, 관혼상제인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톡을 드렸더니 근처에 왔었는데, 얼굴이나 볼까 했다고 하시며
조만간 만날 수 있는지 물어보셨다.
단 둘이 만나는 건 10여년의 교류동안 한번도 없었던 일이라
조금 망설였지만 뭐 어때, 차한잔인데. 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그렇게 약속을 잡고 며칠 뒤 카페에서 만나 따뜻한 커피를 앞에 두고 말씀을 시작하셨다.
"OO온라인 교육이 있는데 받아볼 생각 있느냐?" 라고.
자세한 내용은 말씀을 안해주시고 "돈은 얼마 안된다, 여러군데에서 요청은 온다."이런 말씀만 하시기에
이해가 잘안되서 "OO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뭐라고 검색해야해요?"라고 여쭤보니
"OO을 △△에서 하던건데 ~해서 만들었어." 라고 이해는 되는 말이지만 내 질문의 답은 아닌 답을 하신다.
그래서" OO을 B(A와 친한 동료)도 함께 교육을 받으시나요?"라고 했더니 그건 또 아니란다.
자세한 이야기도 없고, 평소 친하게 지내시는 B와도 함께
하는 것도 아니며, B는 집안에 ~한 일이 '몇 달 전'에 있어 오늘 못나왔다고 지나치게 자세히 말씀하시는걸
듣고 있자니 '이건 내가 낄 일이 아니구나. ' 라는 느낌이 왔다.
그래서 나는 솔직해지기로 했다. 지금 준비하는 일이 12월 말에나 끝난다고.
그 일 때문에 마음이 쓰여서 싱숭생숭하다하니,
"O씨는 아직도 아이같네." 라고 하시기에 나는 10여년 전처럼 웃었다.
아니요, 제가 아이였으면 당신의 이야기를 평가없이 끝까지 듣고, 웃으며 잡담까지 하진 않았을거에요.
이 말은 마음 속에만 담아두었다. 조금은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