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ies/나,주절주절
걷기 5.
Aelia
2010. 10. 12. 17:36
#. 퇴근 하고 오는 길.
덥지 않은 날씨인데 걷다보니 점점 더워진다.
하늘은 회색으로 내려앉아있고 비가 오지 않음이 살짝 다행이다.
겉 옷을 벗어 들고 한걸음씩 걷는다. 하얀색 운동화 한쌍이 번갈아가며
내딛는다.
몸이 가벼워진 것 같다.
등을 꼿꼿하게 세우고 신나게 걷는다.
횡단보도 앞에서 독특한 무늬의 신발 한쌍을 보았다.
문득
'예쁜 플랫 슈즈가 한 켤레 가지고 싶다.'
버선처럼 생긴 신발이 떠올랐다. 그 이유로 절대 안살거라고 다짐했던 신발인데
아무래도 한켤레 사야하려나?
집 에서 한정거장 떨어진 버스 정류장 옆에는 비닐하우스 꽃집이 있다.
분홍색과 노란색의 국화꽃과 꽃봉우리들이 예쁘다.
집 앞에 있는 프랜차이즈 술집 A를 지났다.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곳.
나도 모르게 기름지고 짭잘한 안주 생각이 났다.
#. 집에 도착
문을 열었더니 익숙한 신발들 사이에 사촌꼬마동생의 갈색 물방울 무늬 신발이 보인다.
어제도 만난 꼬마지만, 역시 오늘 봐도 귀엽다.